감상문/연극
작업의 정석
꼬요빈
2018. 12. 4. 18:39
18.12.04. 6시 공연, 작업의 정석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없었다. 무대는 보통 조금이라도 높기 마련인데, 여긴 그렇지 않았다. 가장 앞 줄에서 다리를 뻗으면 곧바로 무대에 개입할 수 있었다.
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보통 재미있는 농담따먹기를 한다. 건강검진상품권과 연극 초대권을 주기 위해서. 여기는 그런 질문을 극도로 한 문장으로 줄이고 끝내더라. "가장 멀리서 오신 분!"
흥겨운 노래와 춤과 함께 시작했다. 의상은 대체로 과감한 편이었다. 짧고 몸매가 잘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은 여배우나, 나시 조끼와 함께 속옷만 입은 남배우 등. 어색한 사이끼리 보러 가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원래 대학로의 연극들은 조연들이 1인 n역을 하지만, 여기서는 그 n의 숫자가 상당히 컸다. 의상을 갈아입는 것만으로 힘들 것 같다. 한 사람이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도, 그러니까 같은 얼굴이, 의상과 몸짓 말투의 변화 만으로 다른 사람으로 느끼게 한다는 게 조금 대단했다.
극적 재미를 위해, 순간적인 재미에만 집중하는-'오줌'이라는 더러움을 이용해 다소 원색적으로 웃기려는 장면도 있었다.-편이었다. 그래서 스토리의 전반적인 개연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왜 둘이 사랑을 하지? 언제 사랑을 하게 됐지? 각본이나 스토리보다는 가볍게 웃고 가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겠다.
대학로 연극들은 스토리나 개연성이 아니라 보는 동안 무대와의 소통과 즐거움에 집중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