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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오 프라텔로' 개인적인 해석과 추측들

꼬요빈 2020. 10. 31. 21:38

좋았던 장면과 개인적 해석

 

1. 사랑 넘버에서 '단 한 번 타오르는' < 스티비가 하는데 진짜 플로렌스 단 한 번이었고,

'짧았던 기억'인데 < 치치가 하는데 써니보이와 함께한 시간은 짧았다는 거.

2. 패밀리, 샷건, 뮤직 넘버에서

루치아노: 믿으면 안된다 너의 친구는 칼뿐이다

치치: o0 (칼의 시대는 끝났어 총의 시대가 왔어)

루치아노: 배신은 안된다 너의 근원은 패밀리다

써니보이: o0 (내일 지구가 망해도 패밀리를 지킨다)

각자 파파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 

3. 런던에서 넘버에서 '넌 다 봤지' 라고 플로렌스가 말해서 그 뒤로 스티비는 계속 '난 다 봤어, 난 다 들었어.' 했던 거 같다. 

4. 미오 프라텔로 넘버에서 '널 위해 죽겠다는 놈과! 널 위해 살아가는 천사!' 할 때, 치치는 그게 자기가 아니라서 서운해하는 것 보다, 자기한테는 그런 사람들이 없어서 질투하는 것 같다. 그 뒤에 바로 '내가 죽든살든 이 세상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하는 거 보니까. 그런데 써니보이는 치치의 행복과 생존 평안 평화 이런걸 늘 바랬을테니 반대 상황이었다면 진심으로 축하해줬겠지.

5. 노란장미에서 싫어ㅎ < 이거는 진짜 평생 박제되야 한다. 특히 성일써니 최고.

6. 스테파노를 본 써니보이가 총을 들이미는 거. 이제는 평화로운 곳에서 살면서도, 늘 주의하고 경계를 곤두세우고 살았겠지. 

7. 미오 프라텔로 넘버에서 스테파노의 '아무도 끼어들 수 없어.' 할 때 스테파노가 건들지 못하는 써니보이의 유일한 부분이 치치라는 게 너무 좋다. 

8. 단짠단짠이라 해야하나, 밝은 분위기와 어두운 분위기가 오가는 것도 좋다. 스테파노와 플로렌스의 달달한 장면(뉴욕 드림) 끝나자마자 감비노 솔져에게 쫓기는 치치(파파)가 나오고, 피자 구우면서 행복하게 잘 사는 써니보이(이탈리안 재능기부) 나오자마자 목숨이 위태로운 치치(파파rep)나오고.

9. 치치의 인생의 기준이 파파라는 거.

F.U. 써니보이 - 치치 납치당했을 때 자기 죽을 거 걱정하는 게 아니라'써니보이' 너한테 '파파'가 실망할걸 < 부터 생각한다는 거... 치치한테 제일 중요한게 파파의 인정과 사랑이었을테니까. 그러니 써니보이도 그럴 거라 당연히 생각했던 거겠지.

파파 - 죽을 상황에서도 '파파 나는 약하지 않아요 나를 인정해 줬으면 좋았을 걸.'

선택 - '파파의 블러드 파파를 닯고 싶어. 파파의 모자 파파의 지팡이. 파파의 옷을 입으면 나도 파파를 닮을 수 있을까.' 

히어로 인 뉴욕 - 마지막까지 '거짓말쟁이 파파 이게 나의 복수에요 그리운 파파' 하는 거. 

10. 유언 넘버에서 써니보이는 처음으로 자신이 루치아노의 친아들인 거 알았으면서 그 와중에 '치치는요' 하고 치치 걱정 하는 거. 써니보이의 우선순위 너무 확실하다.

11. 런던으로에서 금방이라도 사라질듯 위태로운 플로렌스. 투신하고 눈 뜨자마자 하는 게 써니보이를 걱정하는 거라니. 스테파노는 플로렌스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내 목숨을 걸고 지킬게요.' 했던 거겠지.

 

 

 

개인적 추측 (이랬으면 좋겠다~ 선동과 날조, 뇌피셜) + 보고싶은 장면

 

1. 플로렌스는 내면적으로 강하고 상냥하고 아름다웠을 거다. 집이 부유하니 세상의 좋은 면만 보면서 잘 자랐을거다.  유일한 오점이라고는, 시실리의 가난한 청년인 써니보이를 만난 것 뿐.  그러니 써니보이는 치치를 향해 더 마음놓고 떠날 수 있던 거겠지. (플로렌스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은 가장 큰 좌절이 써니보이가 떠나간 거다.)

자기가 없어도 살 수 있고, 자기가 없어야 도리어 더 행복할 수 있는 플로렌스와 감비노 패밀리에게 선전포고 당한 금방이라도 죽을 듯 위태로운 치치. 물론 써니보이는 플로렌스가 강하지 않았더라도 치치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 거다. 처음으로 찾은 안정과 평화, 소소한 행복과 사랑을 전부 내려놓고 '막다른 골목 더러운 진흙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건 거기에 '마이 프라텔로 마이 브라더 마이 원앤온리' 치치가 있으니까.

2. 신문에는 영국인 모피상과 가난한 시실리 청년! 했는데 플로렌스의 아빠는 이탈리아 마피아는 너와 어울리지 않아 < 라고 한다.

그리고 뉴욕 로마황제에서도 영국인 모피상 언급됐고...

둘이 이미 알았던 거면 좋겠다. 플로렌스 아빠랑 써니보이랑은, 루치아노가 살아 있을 때 만난 적이 있었던 거지.

딸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데려온 게 써니보이인걸 알았을 때는 깜짝 놀랐을 것 같다.

아니면 그냥 부유하고 좋은 집안이라 플로렌스 아빠가 딸이 사랑하는 사람의 과거를 알아낸 것도 좋고.

3. 루치아노가 치치에게 '시실리의 잔인한 생존방식'을 알려준건, 이 세계에서 치치가 혼자라도 살아남는 방법을 가르쳐준 거다. 애초에 갓파더로는 생각도 안 하고, 그래도 치치도 자기 아들이니까 어떻게든 살아 남으라고. 너무 여리고 감성적이고 약한 아이니까 아무도 믿지 말고 칼(폭력)에만 의존해라, 했는데 치치는 그걸 일차원적으로 받아들여서 이제는 칼보다 총이야! 한 것 같아서.

루치아노가 써니보이에게 '이탈리안의 절대적 생존방식'을 알려준건, 처음부터 갓파더로서 보스의 마음가짐을 알려준 거라고 생각한다. 

4. 써니보이가 스티비와 플로렌스에 관한 그리움이나 애정, 조직의 온갖 험하고 궂은, 비밀스러운 일, 모든 걸 공유하면서 치치에 대해서만은 예민하고 날카롭게 대하는 써니보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스티비를 때린 것도 스티비가 치치와 관련해서 막말해서 그런 거면 좋겠다. 

5. 그런데 스티비가 치치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어떻게 알았냐? 이건... 써니보이가 술 취해서 실수로 말했다고 밖에는 할 수 없다. 유난히 힘든 항쟁을 치르고 난 밤에, 둘이 술 한 두 잔 기울이다 치치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으로 이야기했겠지. 

6.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몸을 던져서 뛰어내린 플로렌스를 어떻게든 구해낸건 스테파노 일거다. 직접 뛰어들든 사람을 부르든. 그래서 플로렌스가 바닥에 누워있으면 언제나 품에 쥐고 있던 손수건으로 얼굴 닦아주면서 막 울었던거면 좋겠다. 그래서 플로렌스가 내가 준 손수건이네, 한거고. 

7. 써니보이가 치치보러 라스베가스 솔직히 한 번은 가서 미겔로랑 파울로랑 우당탕탕 잘 살고 있는 치치 몰래 보고왔을 거다. 혹시라도 감비노파가 눈치챌까 정말 힐깃 시선만 두고 온 정도지만, 그날 혼자 과음했다. 스티비가 보스, 괜찮은거에요? 하고 걱정스레 말 거는데 평소와 달리 …나가. 하고 마는 써니보이. 정말 치치와 써니보이 사이에는 아무도 끼어들 수 없다. 

8. 써니보이는 기꺼이 치치를 위해 대신 죽을텐데, 죽어가며 플로렌스를 생각할 거 같다. 행복하게 살아야한다고 기도해줄듯.

9. 써니보이의 우선순위는 치치.

일단 써니보이는 치치를 무조건 제 1순위에 두고 사랑했을 거다. 유성애든 아니든 정말 'one and only'  한 마디로 표현 가능.

계기가 뭘까. 보호해주고 싶은, 안쓰러운? 시작은 그랬더라도 본인도 겉잡을 수 없게 됐으면 좋겠다. 

성으로는 설명 불가. 모든 판단과 행동의 기준이 치치가 되어버린 써니보이.

10. 치치의 우선순위는 아버지의 사랑. 

꽃을 좋아하는 문학소년이니 처음에는 (써니보이에게만 향하는) 아버지의 다정한 칭찬과 관심, 사랑을 갈구했겠지만,

갈수록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를 속일 거 같다. 자신이 원하는 2대 갓파더라는 아버지의 인정과 보체티 조직이라고.

11. 치치 > 아버지 > 써니보이가 되는 파멸의 삼각관계. 써니보이에게는 아버지나 조직따위보다도 치치가 중요하고, 치치는 그걸 알면서도 제가 그토록 갖고자 애쓰고 갈구해도 얻을 수 없는 걸 (자길 위해서라면) 손쉽게 저버릴 수 있는 써니보이에게 질투와 열등감을 느낄 거 같다. 그러면서도 자기도 써니보이를 좋아하니까 혼자 속앓이 했으면.

12. 치치는 써니보이가 자길 좋아하는 데서 위로받고 그랬다. 언제나 제 곁에 있어줄거라고 믿고 있고. 그래서 노란장미에서 루치아노가 자길 무시하고, 그래서 써니보이가 자기때문에 치치가 혼났다고 생각해서 눈치보는데 남자한테 장미가 뭐냐, 하고 먼저 말 걸어줬겠지. 그래서 써니보이가 자길 떠날 때 되게 충격받고 상처받고…. 아팠을 것 같다.

13. 써니보이가 떠나는 거 치치가 어깨를 붙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진짜 가?" 하는데 써니보이가 예전에 치치가 그랬던 거 처럼 손을 떼어내고고개 끄덕였을 거 같다. "넌 잘 할거야. 아버지의 아들이니까" 하고 주저하다 "…너의 근원은 패밀리야, 치치" 한마디 덧붙였을 것. 아버지가 자신에게는 그렇게 말하고, 치치에게는 칼이 친구라고 말 한 걸 아니까. 갓파더로서 마음가짐을 알려주는 써니보이.

14. 치치는 루치아노가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 받은 것보다, 써니보이가 늘 자신을 생각하고 사랑하고 원앤온리라는 거에 위로받은 게 더 클 것 같다. 

15. 써니보이에게는 플로렌스가 먼저 다가갔을 거 같다. 밝고 구김살 없고, 온몸으로 반짝반짝 빛을 내며 당신을 사랑한다고 해줬을 듯. 피자가게 사장님 써니보이는 다정하지만 누구에게나 선을 긋는 느낌이었는데, 처음으로 그 안으로 들어간 게 플로렌스일 거다. 

 

 

 

(다른 데서 본) 좋았던 해석.

 

1. 스티비는 누구의 원앤온리도 아니다. (플로렌스의 원앤온리는 써니보이, 써니보이의 원앤온리는 치치)

2. 써니보이는 내면은 되게 여린 사람이다. (치치한테 어설프게 장미주고, 피자만들면서 즐거워하고, 플로렌스 편지 읽고 무너지고, 스테파노한테 눈높이 맞춤식으로 알파벳 가르쳐주고.)

3. 조지는 미겔레의 분장. (콧수염이 이틀 연속 떨어졌는데, 그 허술함이 미겔레가 분장했다고 알려주는 거 같다고 했다. 듣고 보니까 좋더라. 그래 누가 군만두 받고 뉴욕까지 안전하게 태워다 주겠어.)

4. 석진치치 총 찾고 나서 입맞추는 데 그게 루치아노의 총이라서 그런거 아닐까.
5. 플로렌스가 뛰어내린 이유는, '내가 없으면 치치는 죽을 수도 있어. 내가 없어도 넌 살아갈 수 있어. 넌 강하니까.' 라고 말하는 써니보이에게 '네가 없으면 자기도 죽는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진짜 머리 친 해석이고 너무... 너무 좋다 눈물난다 플로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