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11.19)
11.19
강필석 전성민 윤석현
백석 시 찾아보고 가라고 알려준 후기가 너무 고맙다. 안 찾아보고 갔으면 가사 절반은 놓쳤을듯. 전반적으로 가사 파악하고 가야지 아 대충 이런 내용 말하고 있군~ 이해가 간다. 나나흰 볼 계획 있는 사람은 무조건 나나흰 가사 찾아보고 가기.
극 전반적으로 잔잔. 끝에가선 조금 졸릴정도. 그래도 좋았다. 국문학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팬레터와 함께 꼭 봐야할 뮤지컬. 시를 거의 그대로 넘버 가사로 만들었다는 부분을 높게 산다. 웃기려고 하다보니 좀 오버하는 장면들도 있긴 했는데, 적당히 모른척하고 흐린 눈 가능. 다 관객들 재밌게 보라고 한 노력이다... (백석이 앞에서 엉엉 울던거나, 사내가 내가 란이랑 결혼해! 하던거나, 신방에 들어가라고 아버지랑 실랑이하던 부분이나, 나타샤가 누구야 기다려 기다려! 하는 부분이나...) 실제로 조금 웃기기도 함ㅋㅋㅋ
사랑을 나타내는 가장 결정적인 대사가 하필이면 굶어서 배가 고파. 남은 밥은 없나? < 이거라서....ㅋㅋㅋㅋㅋ 사랑을 하는 넘버가 흰 쌀밥에 가재미 올린 그거라서...ㅋㅋㅋㅋㅋ 조금 시류에 안맞나 하긴 하는데 아냐 그 당시를 떠올려봐 하면 집중 가능... 하다. 그래 그 당시에는 밥이 얼마나 중요했을까...
조명맛집. 제일 처음에 사내가 평상에 앉아 시를 읊는데 내리쬐는 흰 조명과 연기? 과장 좀 보태 성스럽기까지 했다. 자야랑 백석이랑 서로 기대있는 뒷모습도 좋았고. 뒷모습 활용 잘했다.
중블 앞열의 중블이었는데, 피아니스트분 계속 보임... 표정도 보이고 악보 넘기는 것도 보이고...ㅠ... 그래도 요새 회전 도는 극이 다 mr 이었어서 간만에 악기소리 바로 들으니까 좋더라. 초반에 한 번 백석 자야 뒷모습만 보여서 눈물나는데 그래도 고르라면 중블. 원형 극장이라 등짝 한 번씩 보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그런데 말투를 통일 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 반말 썼다 존댓말썼다 하오체 썼다 해요체 썼다 사투리 썼다 안썼다 난리다 난리...ㅠ... 그래도 일방적으로 자야만 존댓말 쓰는게 아닌건 마음에 들었다. 반정도는 그러긴 했지만, 반은 아니었으니까.
강필석 말해 뭐해... 진짜 좋다. 너를 위한 글자에서 처음보고 그 다음엔 키다리 아저씨에서도 보고. 역시 믿고 보는 배우이자 애정배우...ㅠ 연기도 안정적이고 목소리도 좋고 노래할 때 목소리도 좋고 눈웃음 치는 것도 좋고ㅠㅠ 좋아하면 무조건 봐야한다 분량 미쳤음.
윤석현 배우는 여기서 처음 봤다. 처음에는 무슨 오페라? 처럼 불렀는데 디렉이 그런듯... 초반 넘버만 그랬고 다른 땐 괜찮았다. 종아리 때리면서 난리치는 노래가 있는데 진짜 빠른 템포에 무슨 랩하듯 부르는데 너무 잘 부르고ㅋㅋㅋ 벽을 뚫는 남자 생각나고 그랬다. 괜찮은듯. 다른 공연에서 캐스팅 고를 수 있으면 이 배우로 고를 거 같다. 이렇게 아는 배우가 늘어가고... 관극도 늘어가고...
전성민 배우... 표정연기 잘하더라 울컥하고 감정 추스르고 뭐 이런걸 관객을 향해 대놓고 보여주는데 괜찮았다. 그런데 자신과 함께하지 않은게 당신의 선택이라는 백석의 말에 조금 더 절규하고 질렀어도 좋았을 거 같은데 생각보다 담담했아서 아쉽ㅠ 그리고 사내가 말할 때 혼자 춤을 추던? 부분이 있었다. 좋긴 했는데 치마자락 얼굴에 던지고 하는데 쪼끔 현입... 쪼끔 웃겼다..
자첫으로 딱 만족함! ~사실 그렇게 둘이 죽고 못사는 사이는 아니었다~ 하는 기사 읽고와서 조금 흐린눈이 필요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의 각색은 언제나 필요한 법이니까. 약간의 짧은 대사로 전혀 상관없는 시를 뮤지컬의 일부로 만든게 놀라웠다. 이건 진짜 연출? 각본? 의 능력. 안 본 사람 있다면 한 번 보면 좋을 거 같다
대사들 좋았는데. 이제 오지 마요. 눈 뜨면 사라질거면서, 라든가. 이제 갑시다. 뭐 이런? 아무렇지 않게 담담한데 은근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그런 게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