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스 (11.10)

감상문/뮤지컬 2020. 11. 19. 01:58

아킬레스. 자첫. 11.10

이승현 김이후 서동진

 

팬레터에서 이승현을 처음보고 불호였다. 너무 튀고 별로였다.

미오 프라텔로에서 이승현보고 처음에는 불호였다. 그런데 보다보니 너무 좋더라. 완전 호였다. 샤우팅도 너무 좋고. 

(그리고 아킬레스를 봤다? 미쳤다 이제 너무 좋다. 한 번 더 보고싶다. 승현아킬...)

그런데 아킬레스가 완전 샤우팅하는 락이라고?! 당장 봐야했다.

그래서 진짜 하루종일 표를 구했는데 하필이면 폴라로이드데이라서 구할 수가 없었다. 

겨우 간신히 구한 2층 제일 끝자리 입장권... 

 

일단 나는 모든 스포를 되게 싫어한다. 시놉시스도 잘 안읽는 정도. 뮤지컬도 영화도 웬만하면 전부.

근데 제목이랑 양도 서치할 때 힐긋힐긋 보이는 걸로 보아 아킬레스 신화를 락으로 재해석 한거군ㅎㅎ 하고 생각했음.

 

근데 진짜 은유와 상징 투성이... 천성이 납득충이라 웬만한건 ㅇㅋㅇㅋ 하고 보는데 진짜 머리속에 물음표 백만개...는 아니고 그 절반인 오십만개 띄우고 봤다ㅋㅋㅋ

액자식 구조라 그래 얘는 취조를 당하는 상황이야! 과거를 회상하는거지! 하고 머리에 힘주고 봤는데 점점 어라...??? 하고 혼자 내적 물음표 띄우면서 어리둥절하게 봤다ㅋㅋㅋㅠㅠ

아 일단 승현아킬ㅠ 목상태는 별로 안 좋아보이는데 샤우팅은 짜릿했다ㅠㅠ

특히 첫곡... 아버지 어머니 부르짖는 곡(아킬레스)인데 이제와서 내용이나 가사는 생각안나지만 공연장을 쾅쾅 울리던 사운드와 짜릿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반쯤 소름 돋았다ㅠㅠ


처음엔 아예 아킬레스 원맨쇼인가? 했는데 거진 원맨쇼인듯. 총 16, 17곡인데 다른 두 배우도 솔로넘버 하나씩 있었다.

김이후 배우는 목소리는 얇은데 힘이 있고 (쪼끔만 더 파워풀 해줬음 좋았을 거 같기도ㅠ) 연기 대박이다.

와 똑부러진 캐릭터라 경찰하면 잘 할줄은 알았지만 그게 나치라고는ㅠㅠ 들려서 버티는 거 보면 코어힘도 대박인듯;

서동진 배우는 현대무용을... 배웠나...? 춤선이 유려했다. 목소리도 좋고.

진짜 은유와 상징이 너무 많아서... 누가 논문급으로 해석해주면 좋겠다. 한줄한줄 뜯어 해석해야하는 시를 소설 분량으로 본 느낌이라 전부 못 받아들이고 체한 거 같아서 아쉬울정도ㅠㅠ

마음같아선 노래 하나 보고 멈춰놓고 찾아보고 그러고 싶었다.

왜 어머니가 바다의 신인가 했더니 밀밭을 좋아하는데 황금빛 바다라서가 아닐까... 사실 잘 모르겠다. 파란 옷을 입은 이유도 그래서인가? 어쨌든 음악과 피아노를 사랑하는 심장병있는 어머니와, 세계 1차 대전 독일군 장교였지만 퇴역해서 총만 붙잡고 사는 아버지는 늘 싸웠고 유일한 천국은 파라다이스 카지노였다. (카지노 킹ㅠㅠㅠ 미오 프라텔로 생각났다...)

처음으로 크게 딴 날 아버지는 거기서 얻어맞고 쫓겨나게되고, 그러면서도 속임수는 쓰지 않았다고 당당했다. 어머니는 쫓겨나게된 원인인 아버지를 싫어했고.
그러다 어머니는... 자살이겠지 아마 약을 많이 먹고. 아버지는 자면서도 담배를 피워 집 절반정도는 태워먹었다. 아버지를 잡으러 왔는데 전우였던 경찰이 도와줘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세계 1차 대전이 끝나고 독일이 군인들을 다시 탄압했나? 왜 잡으러 왔지? / 아버지는 독일군 장교였지만 유대인이었기때문에! 유대인을 상징하는 다윗의 별을 보여줬는데도 몰랐다. 바보.)

아킬레스는 친구네 집에 친구네 부모님도 몰래 숨어서 지내다 들켜서 뺨을 맞고 쫓겨났다. 뺨 맞을 때 반동 잘 하더라. 여기서 친구네 아버지가 빨간색도 파란색도 아니라서 싫어하던 색이 보라색이라 했는데 그 뒤로도 보라색이 종종 나왔다. 일리아스의 조명은 처음에 보라색이다가 세상에 전쟁과 파멸을 불러일으킨 황금사과색인 노란색으로 바뀐다. (이게 연관이 있나?)

난 처음에 아킬레스가 한 초등학생 정도인줄 알았다. 밀밭에서 멍하니 있고 (아직도 허수아비왕 뭔지 모르겠다. 죽은자의 옷을 입은... 가로세로 못박힌... 눈물 흘리는...) 그러니까 친구네서 몰래 숨어서 키득거리고 옷입어보고 장난치고 그러지. 근데 당신들이 생각하는 더러운 짓은 하지 않아 우리는 더 먼 곳으로 가(?) 하는데 엥 초등학생한테 그런 상상을 한다고...? 하다가 기숙학교가서 노래부르고 자동차 훔치는 거 보니 한 고등학생이었나? 싶다. 하긴 초등학생이 혼자 파리로 가는 건 불가능하지... (hear me or fear me 넘버에서는 13살이었다!)

학교로 가서 교장쌤이 오열하는 노래 (케이론의 노래) 좋았다. 난 너를 사랑했어 나보다 더, 내 꿈보다 더, 네가 준 아픔보다 더, 네가 준 슬픔보다 더... 가사가 서정적이더라. 네가 떠나서 무게를 잃고 세상을 잃고 전부 잃고... 어두운 곳(=동성애)에 있기 싫다며 떠난 어머니는 결국 평생을 교장쌤만 사랑했던 거 같다. (불판 보니까 평소에는 절절한데 오늘 특히 처절하게 부르신듯ㅠ)

내적 웃음 포인트 많았다ㅋㅋㅋㅋ 뒤에서는 날 헐뜯고 질투하는 녀석들이 많았지! (피아노 따라란) 하지만 무용전공이라고? < 할 때 마스크껴서 다행ㅋㅋㅋ 나만 함박웃음이었던 거 같다... 머쓱... 수호천사는 좀 폭력적이어도 돼! 할 때도 웃겼는데ㅋㅋㅋ 사람들 웃음 포인트를 보니 약간 헥토르가 파토르클로스에게 맞을 때가 애드립인가보다... 난... 자첫이라 모른다...

그리고 파트로클레스랑 아킬레스랑 서로 주고 받으면서 노래하는 부분ㅠㅠ (고백) 속으로 섹텐 터진다고 생각했다... 기회만 되면 널 쫓아낼거야 / 아무도 안보면 날 붙잡을걸 약간 이런 느낌의 가사를 몇 번 어레인지해서 부르는데... 존나 설렘ㅠ 넌 여기 아니면 갈데도 없잖아 있게 해달라고 매달리지 그래! 하는데 (? 아니 지가 선생이야 뭐야 왜 같은 친구끼리) 아킬레스는 내가 없으면 넌 날 그리워할걸 제발 남아있어달라고 애원해! 해서 오 둘이 뭐야 미쳤다... 아 아냐 내가 너무 갔다ㅎ 어휴 정신 차려야지ㅎㅎ 했는데 몰랐죠 찐일줄은... 왜 키스해...? 목소리를 달라는게 키스였어? 그럼 교장쌤이 어머니가 떠난 뒤로 노래를 못 부른 이유도...! 어쨌든 내가 미친줄 알았는데 나선쟤네악ㅠ... (찾아보니까 파트로클라스의 일방적인 사랑이 아니라 둘이 서로 사랑했다고 하는 말도 있다.)

빕빕? 뭐 축하 노래도ㅠㅠ 너무 귀엽고 좋더라. 원래 하나씩 끼어있는 활발한 노래 (ex. 쿤만투) 별로 취향 아닌데 이건 귀여웠다ㅋㅋㅋ  생일 축하해! 하는게 너무 좋아서 생일 때 듣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내 표는 없지만. 처음부터 커튼콜때 부를 거 같은 넘버.

의문1. 이승현은 언제나 mc를 보는가...?! 의문2. 미오에서는 이정도의 커튼콜을 어떻게 참았는가...! ㅋㅋㅋㅋ진짜 생일파티에 초대받은 거 같이 신나게 뛰어놀다가 셋이 급 사라져버려서 서운했다ㅠ 호승티비 퇴장까지 바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인사는 하고 가줄 수 있잖아... 

그 양심의 노래(선언)도 좋았고... 외면하는자 돌아서는자 모두 유죄... 난 너의 뜨거운 양심(?)... 전단지 받아서 던지는 넘버에서ㅋㅋㅋ 처음엔 좀 읽고 던지다가 갈수록 받고 바로 던지더라ㅋㅋㅋㅠㅠ 전단지를 받자마자 바닥에 버리는 현대인...(아님) 노래를 부르는 동안 밑에는 비밀스런 모임 있다하는데 자꾸 7인회 생각나고ㅋㅋㅋ 그 여자가 가진 가방이 마약가방 돈가방같고 그러더라ㅋㅋㅋ

아 궁금한거... 아킬레스는 유대인인가... 아버지는 왜 구타당하고 있는가... 아버지는 정말 아킬레스를 못알아봤는가... 이게 아버지가 유대인이라서 그런가...ㅠ... (아킬레스는 독일계 유대인 맞음. 아버지가 유대인.)

소설을 써보자면 헥토르는 파트로클로스를,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스를 좋아한 거 같다.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를 아킬레스라고 말하고 잡아간 이유는, 파트로클로스가 지켜주고 싶던 사랑을 지켜준게 아닐까... 뭐 셋이서 친구였던 것도 있고. (이건 완전 말도 안되는 뇌피셜이었다. 파트로클로스랑 아킬레스랑 사랑하는 사이라고 함.)

이게 제대로 이해한건지 모르겠는데 내가 이해한게 맞다면, 주로 다루는 건 나치에 대한 내용이다. 헥토르는 열성적인 나치당원이자 비밀경찰이어서 제일 처음에 형사(?)는 헥토르를 잡기위해 아킬레스를 데려와서 아는대로 이야기하라그런다. 그래서 아킬레스는 과거부터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데 중간에 헥토르가 죽었다는 전화가 오자 그제야 솔직하게 고백한다. 자신이 클럽에서 노래하다 헥토르가 자신을 잡으러 오고, 자신은 도망치고, 망명하다, 자신이 돌아왔을 때 헥토르에게 연락이 왔다고. 한시간만 시간을 끌어달라고.

그리고 바로 나의 친구들와 내 적에게 고하노라 하면서 넘버 나오길래 아 이게 나치였던 친구 헥토르를 탈출시키기 위한 잿더미가 된 일리아스에서 부르는 노래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고 헥토르에게 잡힐 때 불렀던 노래였다. 파트로클라스가 옷 바꿔입고 입맞추고 대신 죽은...ㅠ... 파트로클라스나 아버지나 둘 다 죽을 걸 알면서 도망가지 않았다.

곧 또 보는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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