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코멧 (24.4.11)

감상문/뮤지컬 2024. 4. 13. 20:05

간만에 대극장! 땡스 투 언니 (친언니 아님) 4.11. 저녁공연.

주연 김주택 (생각보다 어렸다), 이지수 (생각보다 분량 많았다 굿), 고은성 (인기 많더라), 김수연 (언니가 좋다고 함)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원작.

길고 방대해서 차마 워낙을 읽고 가진 못했다. 광염소나타는 짧아서 가능했나봐.

가기 전에 프롤로그 줄거리 꼼꼼히 읽고 갔는데 가서 작은 프로그램북... 포스터도 줬다.

나무위키도 읽었는데 마리야는 엄해 < 뭐 이런 한줄 평이 있길래 뭐지? 했는데

노래 프롤로그에서 거의 뭐 주입식으로 때려박았다 ㅋㅋㅋ

야 이거 악명 높은 러시아 소설이야; 주인공 모르면 너네 보다 졸걸 집에 갈걸?

아나톨은 핫해 이러면서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새로워...

 

일단 좌석이 360도... 오만데 다 있었다...

우리는 무대석! 코멧석 D에 앉았다! 다시 한 번 땡큐.

그래서 대체 어떻게 무대를... 꾸미려는 거지 의아했다

뭔 배우들이 회전초밥처럼 뱅글뱅글 돌려는 건가.

당연히 아니고 그냥 앞 쪽 옆 쪽 다 잘 쓰면서 주로 측면 옆모습으로 연기하더라

오키 싶었다

 

중간에 오페라 부분에서는 흰 천을 뒤집어쓴 사람들이 나오는데

거의 현대무용처럼 느껴졌다 (=기괴했다는 뜻)

이상한 소리 내면서 휘적거리고 사람 탑 쌓고? 그랬다

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갔다

아님 내가 뒤쳐졌거나

 

초반에 살짝 졸았다...

 

그... 뭐라 하지 계속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하는... 성스루 뮤지컬이었다

안내방송도 노래로 하더라

시작 7분 전부터 배우들이 관객석 근처로 와서 끼부렸다

박수 유도하고 묘기? 하고 발 탁탁 구르고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딱 맞춰가지 말고 일찍 가길

MD에 에그 쉐이커 있길래 뭐지? 했는데 걍 짤짤이... 흔드는... 악기 같은 거더라

하이파이브는 기본이고 관객이라 접촉이 많더라

10살 어린이한테 안녕 몇살이야 하면서 관심주고

안내방송 노래 하면서 어린이는 보호자가 잘 케어해달라 할 때 배우들이 다 그 애 보면서 가리키고 하트 그리고 끼부리고 난리였다

중간에 러브레터 전해주는 건가에서 관객 한 명을 아예 무대 위로 올리더라

수줍음이 많은 마스키 낀 여성분이셨다

 

줄거리는 대충... 나타샤(나탈리)는 군대에 간 약혼자가 있다.

근데 피에르의 처남이자 핫한 쾌락주의자 아나톨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도주하려다 망했다. 약혼자는 나타샤를 버렸다. 피에르는 나타샤를 위로해줬다.

이 세 줄이 전부다. 진짜다. 이것만 알면 된다.

막 등장인물 엄청 많고 인물 관계도도 복잡해서 겁주는 데 다 필요없다.

 

엘렌은 헤퍼 인가 그랬는데 사실 그렇게 헤프진 않았다

애인 딱 한 명 있던거 즈그 남편 (피에르) 결투에서 졌다

대신 아나톨의 누나였는데 대신 나타샤를 꼬셔준다...

 

보통 대극장은 옛날에 쓰인 (문법에는 맞지 않지만 난 쓰여진이 좋다 이중피동이면 어때) 극을 올려서 그런가

여자는 보통 성녀/창녀 이분법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주인공을 사랑하는 넘버라서 사실 질리는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여기서는 여캐들이 다양하게 나와서 신선했다

 

엘렌이 속옷만 입은 나탸샤 (근데 다 가렸다 반바지에 브라+코르셋이라 건-전함) 한테

망토 씌워주면서 끼부리고 우리 동생 만나봐 사랑은 자유로운 것 ^.^ 뭐 이런 뉘앙스로 목걸이 걸어주고 그랬는데...

씁 백델 테스트인가 그거에 따르면 여캐 둘이 남자가 대상이 아닌 대화를 한다 < 이거 였나? 해서

과연 이건 남자가 주제인 대화인가 고민했는데

그래도 여캐끼리 이러니까 신선해서 좋았다

나타샤 정말 어리고 순진하고 헬렐레인게 '내가 약혼자가 있다는 걸 알면서 이러다니 괜찮은 걸지도 몰라!' 하고 아나톨 만나러 가면 무도회 간다.

 

아나톨 잘생겼다! 아예 까리하게 머리하고 나 ! 멋있지 ! 이러고 나온다.

근데 김주택이 생각보다 너무 젊어서 오잉 했다... 그럴 수 있지...

피에르는 돈 많지만 세상의 고뇌 혼자 다하는 지식인 (책 읽으니까 아마) 같은 느낌...

하 너는 나가서 목숨을 거는데 나는 여기서 책이나 읽고 뭐하는 걸까

돈이 많지만 결혼 생활은 별로고ㅜ (대놓고 섹스리스 이래서 놀랐다 난 유교걸인 모양) 후... 힘들다...

이래서 사실 공감은 안갔다

뭐야 나도 돈 많은데 쓸데없는 고민으로 혼자 괴로워할래요

벤츠에서 에르메스 가방 던지고 타워펠리스에서 혼자 와인 마시며 돈이 전부가 아니야... 할래

 

유일하게 대사인 부분이 피에르가 나타샤 위로해주면서

오 어쩌고했다면 내가 자유의 몸 (총각) 이었다면

무릎꿇고 당신의 사랑을 구걸했을거야 나타샤

이런 거였는데 사실 진짜 겁먹었다

키스할까봐

다행히 포옹만 했다

거기서 진짜 키스했으면...  

엘렌은 헤퍼가 아니라

나타샤는 헤퍼 < 였을 것...

 

실험적이고 뭔가 굉장히 시대를 앞서간...! 뮤지컬인 것 같았다

2부때 도피 결심하고 갑자기 마부? 나오고 다같이 축제? 분위기로

다 함께 노래하고 떠들고 앉았다가 일어섰다가 노래하고 다시 앉고 조금 쉬고

이건 아직도 이해가 안간다 왜...?

 

도피를 결심하고 실패하고 나타샤의 평판이 무너지는게 

뭔가 되게 자세하게 나올 줄 알았는데

그냥 다 삼분컷 넘버 하나씩 후딱후딱 끝낸 느낌...

오잉?

아나톨이 자꾸 피에르한테 50루블씩 뜯었다

 

피에르 노래 음역이 굉장히 높다고 들었는데

보면서는 잘 몰랐다 진짜 높나? 잘? 모르겠는데?

 

음악감독이 굉장히 유명한 김문정이었다

라디오스타 보라고 추천받았다 나중에 봐야지

앉아서 피아노치면서 한 손으로는 박력 넘치게 지휘했는데

되게 멋있었다

옆에 화면 녹화되고 있고

이쪽 오케스트라? 보면대? 위에도 스마트폰 화면 띄워져 있던데

아마 김문정 씨를 보던 게 아닐까 혼자 추측해봄

 

아 관객석 올라가는 길에 화면 여러개 띄워진... 총괄하는 느낌의...

그런 자리를 지났다 멋졌다

 

유니버셜 아트센터... 엄청 유럽의 국립발레극단처럼 고풍적인 인테리어였다

붉은색 + 금장 장식 

멋졌다

그레이트 코멧이랑도 잘 어울렸다

 

(이건 딴소린데 포스팅하면서 유튜브 뮤직 이용해서 그레이트 코멧 넘버 듣고 있었는데

어느순간 seasons of love 가 나왔다

뮤지컬 렌트에서 아는 게 딱 두 개 인데 이거랑 다른 거 하나는 take me or leave me 였나 그거다

학교 시청각 실에서 디비디 빌려서 렌트 영화로 봤는데 딱... 그 노래 두개만 취향이었다

놀랐다

생각보다 지루했다

아니 엄청 유명하잖아 왜?

역시 나의 인문학적 소양의 부재가 문제 아니었을까

그 감독... 맞겠지 어쨌든 극본가? 의 일대기를 다룬 틱틱톡? 틱틱탁? 앤드류 가필드 나오는 뮤지컬 영화

그건 엄청 재밌게 봤다 두세번

그런 것 치곤 제목도 안 떠오르긴 했지만

틱,틱...붐! 이었다)

 

적당히 리듬감 좋고 가사 잘 들리고

나오면서 뭐라도 흥얼거리게 되는 뮤지컬이었다 < 나는 이거 중요하다

뮤지컬을 봤는데 아무런 넘버도 안 남으면...

그 주요 ost가 있고 rep. 도 했을 텐데

허밍이라도 해야지

아가사는 그런 의미에서 남는 넘버가 없었고

광염소나타는 뭐라도 남았고

그레이트 코멧 이 친구도 뭘 흥얼거리고 나왔다 

지금은 까맣게 잊었지만...

 

전반적으로 좋았다 재밌었다

볼거리도 많고 화려하고 음악 감독도 유명했고 좋았고

두 번은 안 볼 거 같긴 한데

그래도 뭔가... 와! 했다 보면서 흥미진진하고

줄거리를 다 알고 있는데도 오 그래서 다음은 이걸 어떻게 전개하려고 하면서

 

전부 노래로 진행하니까 뭔가 신기했다

중간에 자꾸 3인칭을 했다

아나톨은 충격을 받고 자리에 앉았다 뭐 이런 식으로

 

아나톨 나타샤 둘이 불륜인데

피에르는 아나톨이랑은 처남이자 친구고

나타샤의 약혼자랑은 친구다

피에르가 (심지어 결혼함) 나 새 사랑을 찾았어 도망갈래 돈 줘 이럴 때

그 새 사랑이 나타샤라는 말은 안함ㅋㅋㅋ 웃긴다고 생각했다

 

소냐가 나타샤 말리는 것도 뭔가... 좋았다

약간 그 기숙학교 여학생들 사랑에 울고 웃고 꺄르르 하는 느낌

나는 소냐가 마리야한테 이른 건 줄은 몰랐는데 그랬다고 하더라

 

이런 감상이... 의미가 있나? 싶지만

모든 기록이 어찌 됐건 무용하진 않을 테다

다음에는 무슨 뮤지컬을 보게 될까

내 주도가 아니라 운명처럼 공연을 보게 된다

 

미오 프라텔로 내 인생 뮤지컬이 다시 올라온다고 한다 올해에는

그런데 내 인생 페어는 단 한 명도 오지 않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이승현

김순택

정성일

다 데려와 먹지 깔아

아니 한 명이라도 데려왔어야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나는 그냥 세 사람의 공연 그 저녁 공기에 사는 거다

아직도 정성일의 싫ㅎ어ㅎ 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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